9월 14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5.01%까지 올랐다.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고, 200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같은 수준을 볼 수 있다. 숫자 하나에 이렇게까지 반응할 일인가 싶었는데, 그날 나스닥 종합지수가 0.56% 밀리는 걸 보고 나서야 5%라는 선이 왜 이렇게 자주 언급되는지 감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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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4일 장중 5.01%까지 오른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
국채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밀리는 이유 — 할인율로 보는 원리
주식의 이론적 가치는 앞으로 벌어들일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해서 더한 값이다. 이때 미래 금액을 현재가치로 바꾸는 비율이 할인율인데, 국채금리가 그 기준점 역할을 한다. 국채는 사실상 무위험 자산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오르면 위험을 감수하고 주식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든다. 막연히 금리가 오르면 주식에 조금 불리해지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직접 계산해보니 체감이 완전히 달랐다. 10년 뒤 100만원을 할인율 3%로 계산하면 현재가치가 약 74만원인데, 5%로 바꾸면 61만원까지 떨어진다. 2%포인트 차이가 이 정도 격차를 만든다는 걸 숫자로 확인하고 나니, 5%가 왜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지 이해가 됐다. 이 계산을 직접 해보고 나서는, 실적 발표 때마다 나오는 '금리 민감도'라는 표현이 막연한 수사가 아니라 실제 숫자라는 걸 체감했다.
왜 유독 성장주·나스닥이 금리에 더 민감한가
같은 논리를 기업별로 적용하면 차이가 뚜렷해진다. 지금 당장 이익을 많이 내는 가치주는 가까운 미래의 현금흐름 비중이 커서 할인율이 바뀌어도 가치 평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나스닥에 몰려 있는 성장주, 특히 AI 관련 기술주는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이 5년, 10년 뒤 기대 이익에 걸려 있다. 먼 미래의 금액일수록 할인율 변화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같은 폭의 금리 상승에도 나스닥이 더 크게 흔들린다. 실제로 5% 돌파 당일 다우존스는 0.29% 하락에 그쳤지만 나스닥은 0.56% 밀렸다. 두 지수의 하락폭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진 걸 보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일수록 금리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 다시 확인했다. 특히 아직 안정적인 이익을 내지 못하는 성장 초기 기업일수록 이런 흐름에 더 크게 흔들린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둘 만하다.
지금 5% 돌파가 특히 위험한 이유 — 유가발 인플레이션과 맞물린 구간
이번 금리 상승이 신경 쓰이는 이유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원인이라는 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동서 송유관이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는데, 복구까지 3~5주가 걸릴 거란 전망이 나온 뒤로 유가가 다시 뛰었다. 직접 유가 차트를 확인해보니 WTI는 9월 14일 배럴당 101.39달러, 브렌트유는 108달러 선을 넘어선 상태였다([관련 보도] 기준). 같은 날 3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5.37%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물가가 오르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명분이 생긴다. 실제로 9월 15~16일 FOMC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금리선물 시장에 90% 이상 반영된 상태였다. 유가, 인플레이션, 긴축, 금리 상승이 한 방향으로 맞물려 있다는 점이 과거 경기 확장기의 금리 상승과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FOMC 발표 이후 국채금리가 5% 위에서 버티는지, 4%대로 되돌아오는지를 다음 판단 기준으로 삼을 생각이다. 금리 인상 이후에도 10년물이 5%를 웃도는 수준에서 안정된다면 나스닥 비중 종목의 일부 이익 실현을 고려할 계획이고, 송유관 복구가 예상보다 빨라져 유가가 진정되면서 금리가 4%대 중반으로 내려온다면 조정폭이 컸던 성장주 위주로 저가 매수 타이밍을 다시 볼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