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장 마감 후 캔들 차트부터 열었다. 이번엔 이동평균선은 다 지우고 캔들 모양만 확대해서 봤다. 지난 글에서 예고했던 이격 해소가 실제로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그리고 그 끝에 나온 되밀림 캔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장악형이나 잉태형에 들어맞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서였다. 결과는 예상과 조금 달랐다.
이격도, 예고대로 이렇게 좁혀졌다
[이전 글 링크]에서 다뤘던 것처럼 그 글을 쓸 당시만 해도 5일선이 급하게 튀어오르며 20일선과의 간격이 크게 벌어져 있었다. 그 이후 몇 주간 지수가 오르내리는 사이 20일선이 서서히 뒤따라 올라왔고, 9월 8일 장중 7,171.52까지 오르며 이번 반등의 고점을 찍을 무렵에는 두 선의 간격이 눈에 띄게 좁아져 있었다. 문제는 그 다음 날이었다. 9월 10일 캔들은 시가 7,038.85, 고가 7,072.79, 저가 6,898.45, 종가 7,033.92로 몸통이 5포인트가 채 안 되는 도지에 가까운 모양이었다. 이격이 거의 다 좁혀진 자리에서 방향성 자체가 흐려진 셈이라, 다음 날의 움직임이 눌림목과 추세 이탈 중 어느 쪽으로 갈릴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거라고 봤다.
| 두 캔들의 몸통이 겹치지 않아 장악형도 잉태형도 아니었던 구간 |
장악형도 잉태형도 아니었다 — 실제로 확인한 캔들 모양
도지 다음 날이라 상승장악형이나 하락장악형 둘 중 하나가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직접 확인해보니 둘 다 아니었다. 9월 11일은 시가와 저가가 6,802.50으로 같은 채 출발해, 전일 종가(7,033.92) 대비 크게 갭다운된 자리에서 시작했다. 장중 6,948.83까지 반등했지만 종가는 6,909.91에 그쳤다. 두 캔들의 몸통 구간을 겹쳐보면 9월 11일 몸통(6,802.50~6,909.91)이 9월 10일 몸통(7,033.92~7,038.85)보다 통째로 아래에 있어, 몸통끼리 겹치는 구간이 아예 없었다. 장악형도 잉태형도 몸통이 서로 감싸거나 안에 들어가는 관계를 전제로 하는데, 이번엔 그 조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 이날 수급을 찾아보니 외국인이 2조 2,915억원, 기관이 1조 2,23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만 1조 8,658억원 넘게 사들이며 낙폭을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EBN 마감시황] 기준). 되밀림처럼 보였던 하루가 사실은 개인 저가 매수가 하단을 받친 결과에 더 가까웠다.
눌림목과 추세 이탈, 이번엔 어느 쪽에 가까운가
캔들 모양만으로는 깔끔한 신호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격도 흐름과 수급을 같이 놓고 보면 판단할 여지는 있다. 20일선이 여전히 지수를 따라 올라오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급락 구간마다 개인이 저가 매수로 대응하며 6,800선을 지켜냈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 되밀림은 추세 이탈보다는 눌림목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본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이 이틀 연속 동반 순매도를 이어간 부분은 가볍게 볼 수 없는 부담이다. 매수 주체가 개인 한쪽으로 쏠린 반등은 힘이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를 이전에도 여러 번 봤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20일선이 계속 지수를 따라 올라오는지, 아니면 9월 11일 저가인 6,802.50을 다시 하회하는지를 다음 판단 기준으로 삼을 생각이다. 20일선이 계속 지지선 역할을 하면 눌림목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고, 반대로 6,800선이 깨지면 이번 반등 자체를 다시 원점에서 봐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 이번 주 예정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도 변수로 남겨둔다. 유가와 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지표 하나가 이격 해소의 방향을 다시 뒤집어놓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