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연설에 나섰다. 실시간 중계를 틀어놓고 지켜봤는데, 초반 몇 문장에서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이후 원고를 읽어 내려가면서는 오히려 차분해졌는데, 그 낙차가 더 인상적이었다. 그는 고용보다 물가 안정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이 발언 직후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은 평탄화되었다.


현재 금리 수준과 배경

워시 의장은 지난 5월 22일 취임했고, 6월 17일 첫 FOMC를 주재했다. 이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3.50~3.75%로 동결됐고, 표결은 위원 전원 찬성이었다. 문제는 표결이 아니라 점도표였다. 3월 점도표를 다시 찾아봤더니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정말 한 명도 없었다. [야후파이낸스 보도]의 6월 점도표와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니, 두 달여 만에 9명이 최소 한 차례 인상 가능성 쪽으로 옮겨간 셈이었다. 그날 장 마감 무렵 나스닥 지수를 직접 확인해보니 하락폭이 예상보다 컸다. [코인데스크 보도]를 보면 장중 0.5% 하락에서 마감 직전 1% 넘는 낙폭으로 커졌다고 나오는데, 표결 결과만 보고 안심할 수 없다는 걸 그때 체감했다.



7월 FOMC: 소수의견 3명, 다섯 번째 연속 동결

이어진 7월 29일 회의에서도 금리는 3.50~3.75%로 다섯 번째 연속 동결됐지만, 표결은 9대 3으로 갈렸다. [CNBC 보도]를 보면 클리블랜드·미니애폴리스·댈러스 연은 총재 3명이 0.25%p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6월 회의까지 없던 인상 소수의견이 한 달여 만에 3명으로 늘면서 위원회 내부의 물가 경계감이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과 달리, 워시 의장은 물가 안정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나스닥·반도체·코인에 미치는 영향

주식시장: 성장주일수록 더 크게 흔들린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비율이 높아져, 먼 미래 이익 비중이 큰 성장주부터 타격을 받는다. 고PER 성장주 비중이 큰 나스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가치주·금융주가 섞인 S&P500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완충된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성장주 성격에 더해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자본집약 산업이라,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부담까지 이중으로 진다.


채권·코인·금: 이자 유무에 따라 갈린다

국채는 신규 발행 채권의 금리가 높아지면 기존 저금리 채권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가격이 하락(수익률은 상승)한다. 비트코인 같은 무이자 자산은 이자를 주는 자산 대비 기회비용이 커지는 구조라 금리 인상기에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6월 FOMC에서 점도표가 매파적으로 수정된 직후 비트코인은 6만 4천 달러대까지 밀려났다. [Investing.com 보도]에서 확인한 흐름이다. 금도 무이자 자산이라는 점에서 논리는 같지만, 안전자산 수요나 재정 불안 같은 다른 변수가 겹치면 오히려 강세를 보이기도 해 실전에서는 코인보다 복합적으로 움직인다.

잭슨홀 연설 이후 9월 16일 FOMC에서의 인상 가능성은 시장 가격 기준으로 발언 전 3분의 1 수준에서 거의 반반 수준까지 뛰었다. [PBS 보도]에 따르면 이는 워시 의장이 고용보다 물가를 우선한다는 신호를 시장이 받아들인 결과로 해석된다.



FOMC는 얼마나 자주, 어떻게 금리를 정할까

FOMC는 1년에 8차례, 약 6주 간격으로 열리며 보통 0.25%p 단위로 금리를 조정한다.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는 3·6·9·12월 분기 회의에서만 공개된다. 올해 남은 일정은 9월 16일, 10월 27~28일, 12월 8~9일 세 차례이며, 이 중 9월 회의에는 점도표가 새로 나온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가장 크다. 직접 캘린더를 확인해보니 다음 점도표 공개일이 생각보다 가까웠는데, 그만큼 워시 의장의 잭슨홀 발언 하나로 시장 전망이 크게 흔들린 이유도 이해가 됐다.



9월 16일 FOMC까지 남은 시간 동안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흐름을 지켜볼 계획이다. 특히 이번 잭슨홀 발언처럼 워시 의장이 사전 신호 없이 물가 우선 기조를 재확인하는 장면이 한 번 더 나온다면, 그 시점부터는 반도체 비중을 미리 줄여두는 쪽으로 대응할 생각이다. 금리 결정 하나에 흔들리는 자산일수록, 결정이 나오기 전에 움직이는 편이 낫다는 걸 이번 워시 체제 첫 잭슨홀에서 다시 확인한 셈이다.